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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세’ 새벽배송 시장 커졌는데... 문제점은 ‘글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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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시장규모, 지난해 4000억원에 이어 올해 8000억원 추정
  • • 새벽배송 소음, 과대포장, 재고 폐기비용 등 문제 발생해
사진제공 / 마켓컬리

20대 직장인 A씨는 새벽배송을 통해 화장품을 구입했다. 다음 날 오전 현관문을 열었더니 도착했어야 할 택배가 보이지 않았다. 당황한 마음에 경비실로 연락하니 공동현관에 택배가 덩그러니 놓여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분실 위험에 가슴을 쓸어내렸지만, 경비원도 퇴근한 새벽시간 공동현관 비밀번호를 알지 못해 난감했을 택배기사가 생각나 마냥 화를 낼 수는 없었다.     

1인가구와 맞벌이 증가, 여성경제활동이 늘어나면서 새벽배송을 찾는 소비자들이 증가하고 있다. 스타트업부터 대기업까지 새벽시장에 뛰어들며 사활을 걸고 있다. 

새벽배송 시장규모는 2015년 100억원에서 지난해 4000억원으로 성장해 올해는 8000억원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다만 새벽배송 시장이 커지면서 이에 따라 문제점도 함께 증가하고 있다. 소음과 현관보안, 과대포장 등의 문제가 자주 언급된다. 또 재고 폐기 비용과 물류비, 인건비 출혈 등도 눈에 띈다. 

일반적으로 새벽배송은 자정부터 오전 7시까지 운영된다. 늦은 밤이나 이른 새벽에 조심스레 움직이지만 차량의 시동소리, 택배 운반 소음, 기계소리 등은 쉽게 피하기 힘들다. 특히 도심에 위치한 물류센터와 거리가 가깝거나, 방음이 미약한 빌라의 경우 소음의 강도는 더 커져 취침시간을 방해한다. 

공동현관 비밀번호 문제는 소비자와 배송기사 모두를 난감하게 만든다. 대부분 업체에서는 새벽배송 주문 시 비밀번호 입력칸이 따로 마련되어 있다. 그러나 이를 제대로 확인하지 못하고 주문하는 소비자들이 많아 다음 날 물건을 받지 못하거나 엉뚱한 곳에서 발견되기도 한다. 또 공동현관 비밀번호가 공유되거나 유출될 수 있기에 취약한 보안문제도 언급되고 있다.

새벽배송의 절반 이상은 신선, 냉동, 냉장 식품이 차지한다. 주문이 들어가면 물류창고에서 제품을 찾아 포장에 들어간다. 손상에 취약하고 신선도가 생명이기에 포장에 들어가는 포장재와 보냉재 사용량이 많을 수밖에 없다. 일부 업체에서는 친환경 보냉재와 보냉백을 만들어 환경 지키기에 나서고 있다. 다만, 보냉백 제작에도 일정한 비용이 부담되기에 업계 내 보냉백 보편화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환경부는 오는 10월 늘어나는 재활용품 감축 대안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소비자가 아닌 업체에서 떠안는 문제도 존재한다. 보관기간이 짧은 신선식품의 경우, 입고된 수량만큼 주문량을 채우지 못하면 나머지 식품은 전량 폐기 처분된다. 이에 따른 폐기 비용은 고스란히 업체의 몫으로, 직원의 재고 관리 및 소진 능력도 요구된다. 다만 오프라인 매장을 영위하는 업체는 재고 폐기율을 현저히 낮춰 적자를 줄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새벽배송 전쟁이 끝나야 수익을 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늦은 밤 진행되는 업무이기에 주간보다 2배 가까운 인건비가 책정되며, 올해 최저임금이 올라 부담은 더 커졌다. 현행법상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가 있어야 새벽배송이 가능하다는 점에 따라 물류 인프라 구축 비용도 꾸준히 들어간다. 또 업체의 마케팅 및 가격경쟁의 과열로 저품질 제품 발생 우려도 나오고 있다.

김명주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비용 부담이 큰 새벽 배송 진출만으로 기업가치가 재조명 받기는 힘들다. 새벽 배송 외에 차별화된 객수 회복 전략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이지은 기자 heygn@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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