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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하 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차대운 기자 = 나치의 유대인 학살을 피해 은신처에 숨어 지낸 소녀 안네 프랑크(1929∼1945)가 일기장에 몰래 써 놓았던 '야한 농담'이 처음으로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16일 AP통신 등에 따르면 안네 프랑크 박물관, 네덜란드 전쟁 연구소 등에 소속된 연구원들은 15일(현지시간) 일기장 중 풀칠 된 갈색 종이로 덮인 두 페이지에 적힌 글씨를 판독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가려진 페이지 뒤쪽에서 플래시로 역광을 비추고 사진을 찍은 다음 이미지 처리 소프트웨어를 활용해 내부에 적힌 문장을 판독할 수 있었다.

안네 프랑크는 "이 망친 페이지를 이용해 '야한 농담들'을 적어보겠다"면서 매춘, 결혼 등을 소재로 한 몇몇 얘기들을 단편적으로 적어 놓았다.

그는 여성이 14세께 생리를 시작하는 것을 두고 "여자가 남자와 관계를 맺을 수 있을 정도로 성숙했음을 의미하지만 물론 결혼하지 않았다면 그것을 하지 않는다"고 썼다.

성매매에 관한 것도 있었다. 안네 프랑크는 "정상적인 남성이라면 누구나 거리에서 말을 걸어오는 여성들과 관계를 맺는다"며 "파리에는 그걸 위한 커다란 집들이 있고, 아빠도 거기에 간 적이 있다"고 적어 놓았다.

또 "독일군 여자들이 왜 네덜란드에 있는지 아니? 군인들을 위한 매트리스인 거지."라는 문구도 있었다.

다른 한 편에는 "추한 아내를 둔 남자가 아내와 관계를 기피한다고 하자. 그가 저녁에 돌아와 자기 친구와 아내가 침대에 있는 것을 본거야. 그러면 그 남자는 '저 사람에게는 기회이고 나에게는 의무이구나' 그러겠지"라고 적었다.

이번 '야한 농담'의 발견을 계기로 사춘기 소녀이던 안네 프랑크의 새로운 인간적 면모를 엿볼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새로 판독된 내용은 안네 프랑크가 암스테르담의 은신처에 들어간 직후인 1942년 9월 28일 쓰인 것이다.

음란한 얘기가 풀칠로 봉인된 안네의 일기


연구팀은 안네 프랑크가 행여나 다른 사람이 들여다볼까 걱정해 해당 페이지들을 '봉인'한 것으로 추정한다.

프랑크 판 프레 네덜란드 전쟁 연구소 소장은 "새로 발견된 문장들을 읽는다면 누구나 웃음을 억누르지 못할 것"이라며 "안네 프랑크 역시 평범한 소녀였다는 점을 명확히 보여준다"고 말했다.

안네 프랑크는 나치의 유대인 박해를 피해 가족과 함께 1942년 7월부터 1944년 8월까지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의 좁은 은신처에서 숨어 지냈다.

자유를 갈구하던 안네 프랑크는 끝내 독일 비밀경찰에 붙잡혀 유대인 학살지로 악명 높은 아우슈비츠 수용소로 끌려갔고, 이후 베르겐벨젠 수용소로 옮겨져 병으로 숨졌다.

'안네의 일기'는 가족 중 유일하게 생존한 부친 오토 프랑크에 의해 출간되고 나서 세계 각국 언어로 번역돼 베스트셀러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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